마츠야마 2박 3일 여행기 (1)
금요일까지 일한 후 쓰러지고,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짐을 챙기고 정리했다.
돈은 3만 5천엔 챙겼다. 물론 다 쓰진 않을 것이다.
이번에는 간만에 혼자 쉬러가니 만큼, 예전 오사카 2박 3일 35만원의 기록을 깨보려 시도하는 여행이기도 했다.
그러려면 아껴야 한다. 아껴야 한다. 아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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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진에어만 타는 진천지로서, 1공항 터미널에 온 것 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2터미널도 나쁘지는 않지만, 그래도 1터미널이 훨씬 좋다.
어머니 화장품을 사려했는데 쿠팡보다 더 비싸게 팔아서 결국 사진 못했다.
이 일여갤에 보면 십몇만원 더 주고 김네다를 타는게 인리타보다 낫냐 안낫냐 라는 질문 꽤 자주 올라오는 편인데, 난 이렇게 생각한다.
인리타 선택하고 두세시간 손해보고 십몇만원 아껴라. 그리고 그 돈으로 어머니 화장품 좋은 걸로 하나 사드려라. 어머니 행복해 하시는 거 보는게 김네다로 몸 편한 것보다 더 낫지 않겠냐. 물론 내 생각이다. 너네들 알아서 하라.
오후 1시 10분 비행기였나 그랬다.
제주항공은 정말 오랜만이다. 마지막 제주항공이 2020년인가 말에 인천-가오슝, 김포-오사카 갔던 것이 마지막이었다.
특가 잡겠다고 노력했던 게 지금 생각하면 바보 같다.
특가 잡았다가 친척이나 직장동료 결혼식에 겹쳐서 참여하려 돈만 내고 놓치고...7개월 전에 잡은 일본여행이 회사 워크샵과 겹쳐서 돈내고 취소하고...
그냥 가고 싶을 때 땡처리로 잡는게 지금 와서는 최고인 것 같다.
에어서울도 출발시간이 똑같다.
에어서울 저 비행기는 다카마츠를 가게 될 것이다. 그러고보니 에어서울은 단 한 번도 타본 적이 없다.
이번에도 사막있는 돗토리 요나고를 가보고 싶었는데, 막상 거기가 하필 비행기가 비쌌다.
작은 공항이용 해본 경험은 모든 여행 중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예전 라오스의 비엔티안 공항이 아주 작긴했는데, 여기보다는 그래도 컸던 것 같다. 아니, 비슷했나? 글 쓰다 검색해봤는데 비엔티안 공항이 더 크긴 하다.
저 앞에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 유일한 캐리어 찾는 곳이다.
이게 공항의 끝이었다.
찾아본 대로 투어리스트 센터에 가서 한국인 관광객들이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쿠폰을 받았다.
아쉽게도 상단 세 장 사용이 끝일 것 같다.
그래도 공항 무료리무진이 있어 다행이었다. 내가 마츠아먀 여행을 생각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 자리에서 30분을 기다렸는데도 버스가 안왔다...
이 때 태풍이 온 8월 마지막 주여서 긴장 좀 했는데, 막상 날씨가 너무 좋았다.
타카마쓰는 이 때 비 내렸겠지?
너무 기다려도 안오길래 투어리스트 센터 가서 다시 물어봤더니, 여기는 한국인 셔틀 타는 곳이 아니란다. 옘병...
다행히 버스 놓치기 전에 버스타는 곳을 찾아 탑승할 수 있었다.
작년 5월에 아버지와 마쓰야마를 왔을 때, 크고 화려한 건물이 있길래 지도를 봤더니 "민주화 운동 기념관"인가 그랬다. 사진의 건물이다.
일본은 사실 운동권 역사도 짧고 바로 피 흘린 것도 없이 민주주의 갖췄을텐데 무슨 민주화운동? 이라고 당시 생각했지만 그런 것까지 공부할 생각은 없어 넘어갔다.
아무튼 그 때 그 건물을 버스에서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종점인 도고온천에 도착했다. 이 때가 오후 4시 10분.
호텔이 있는 오카이도에 내리려했으나, 도고온천 다시 가기가 힘들 것 같아 애초에 온천부터 이용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800엔인가로 실제로 타볼 수도 있다는 봇짱 열차.
탈 수 있는거 맞..지?
올해도 작년에도 시계탑에서 인형들 튀어나오는 것은 못 봤다.
유튜브로 봤으니 뭐 눈으로 또 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도고 온천 상점가에 있는 10 팩토리.
에히메현의 자랑인 귤관련 상품들을 파는 곳이다.
저 수도꼭지에서 감귤주스가 나오겠지?
아쉽게도 저기에 돈을 쓸 수는 없었다.
점심을 먹지 않은 오후 4시 반. 시장하지만 따로 도고온천에서 이 시간에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
"봇짱"이라는 기차와 이름이 똑같은 음식점이 영업도 하고 구글 평점도 높길래 막상 문 앞까지 찾아가긴 했는데, 암만 봐도 닫은 것 같아서 들어갈지 말지 한참 고민했다. 저 상태는 열린 상황이었다.
들어가니 발음이 어눌한 노파 한 명이 나를 맞아준다. 매우 친절한 할머니였다. 테이블 없이 카운터석만 있는, 바(bar)에 가까운 곳이었다.
일본 가정식 식사를 매일 메뉴를 바꿔서 차려주는 곳 같았다. 할머니의 정인가.
저 음식의 가격은 5백엔이었다. 아마 내가 20대였으면 정이 담긴 음식에 무척 감동했을 식사였다.
나이 먹고 기쁨 감동을 쉽게 느끼지 못하게 된 지금, 흘러간 시간을 생각하며 씁쓸함을 곱씹게 되는 식사이기도 했다.
비용 500엔 (봇짱, 점심)
인력거도 가고 있더라. 15분에 한 5천엔 받겠지 아마.
무료쿠폰 온천을 찾았다.
도고 온천 본관을 작년 아버지와 갔는데, 수년간 공사를 해야 한다고 닫혀서 온천을 못했다...
들어가서 온천욕을 했다.
내가 온천을 무척 좋아해서 일본을 자주 가는데, 나는 일본 온천을 두 가지 이유에서 자주 간다.
첫 번째는 온도가 한국보다 보통 낮게 해준다는 것. (한국 목욕탕은 할배들 좋으라고 물 개뜨겁게 하는게 장난 아니다) 나는 뜨거운 물에 남들보다 못들어간다.
두 번째는 노천 온천이 너무 좋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목욕탕은 노천도 없고, 물은 개뜨거웠다...
하는 수없이 걍 샤워정도나 하고 나왔다.
비용 0엔 (도고온천 아스카노유, 원 610엔)
트램을 타고 숙소가 있는 오카이도 근처 가쓰야마초역까지 이동.
예약한 네스트 호텔 마츠야마를 찾아간다.
비용 200엔 (트램)
!!! 오!
그간 일본의 개코딱지만했던 호텔들보다 크다!
한 2,3제곱미터 큰 것 같은데, 와닿는 체감은 확 크다.
캐리어를 펼쳐 놓을 수 있는 비즈니스 호텔은 아마 처음이었던 것 같다.
호텔은 2박 3일 10만원에 결제했다.
주말이 낀 가격인데다, 조식 뷔페 이틀을 포함시킨 가격이니 실제로는 2박 8만원 수준.
거기다 한 5천원 두 달 뒤 캐쉬백도 받으면 7.5만원 수준이니 정말 만족스러운 가격이다.
돈을 아끼더라도 건강과 체력을 잃은 지금, 도미토리 같은 곳에서는 이제 못 묶는다. 40이 넘어갔는데도 젊은 사람처럼 자기는 어렵다.
처음 보는 사람과 만나 즐겁게 한잔 하면서 담소를 나누고 부대끼는 여행도 때가 있는 법이다.
이제는 무조건 호텔에서 잔다. 나이 먹는다는 것은 그런 것 같다.
저녁에 오카이도 거리를 산책하러 나왔다.
가장 황금 상권에 저 음식점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 알게 된건데, 체인점이더라고.
맥주는 좋아하는 편이어서 형짱불고기 근처에 있던 이 가게를 가려했다.
그런데 이미 현지 사람들이 안쪽에서 줄 서서 기다리고 있더라. 포기했다.
나는 여행 와서 맛집 등을 가기 위해 절대 줄 서지 않는다.
일여갤에서 추천이 많았던 긴타코. 여기도 체인점이란다.
둘째 날에 호프집에 갔는데, 후회하고 이 곳 생각이 났다. 여기를 갈걸...
아무튼 끝내 못 가봤다. 사람도 많았다.
일본여행을 가면 주로 슈퍼마켓에서 할인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는 편이다.
그냥 나는 일본 음식 중 도시락이 제일 맛있더라.
건강하지 못해서 싱겁게 먹는 편인 내게 일본음식 대다수는 매우 짜고 달다. 음식점은 더 그렇다. 라멘 같은 건 입에도 안댄다.
비용 1,992엔 (미쓰비시 백화점 슈퍼 코브, 저녁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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