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입고 싶지 않은 최악의 미군 군복? - UCP (Universal Camouflage Pattern)
00년대와 10년대 이태원을 걷다 보면 요런 디지털 위장무늬의 군복을 입은 미군들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이태원 맥도날드에서만 팔던 메가맥을 먹으며 미군들을 바라보면 국군의 개구리 위장무늬와 비교돼 부러웠어요
근데 미군들도 사실 요 UCP(Universal Camouflage Pattern) 디지털 위장무늬 군복을 싫어했다는 건 나중에 알게 되었어요
여러분 디지털 위장무늬의 정의는 무엇일까요?
디지털 위장무늬란 사람이 인위적으로 조합해 만든 기존의 위장무늬와는 달리 (국군의 개구리 우드랜드 위장무늬라던지요)
일정한 픽셀과 색깔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조합해 만든 위장무늬를 말합니다
첫 번째로 디지털 위장무늬를 제식화한 곳은 캐나다군이었는데요
캐나다군 디지털 위장무늬의 정식 명칭은 CADPAT(Canadian Disruptive Pattern)으로
95년 만들어져 97년부터 보급을 시작했고요, 01년에 전군 배치됩니다
캐나다군이 디지털 위장무늬를 만든 이유는 야간투시경과 적외선 조준경의 발전 때문이었어요
기존의 위장무늬 군복이 야간투시경과 적외선 조준경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발견되면서
조금이나마 군인들을 더 숨길 방법으로 디지털 위장무늬를 개발했던 것이죠
(현재는 야간투시경과 적외선 조준경이 너무 발전해 디지털이나 구형이나 큰 차이가 없습니당)
처음에는 캐나다군도 걱정이 많았어요
자연에는 사각형이 없는데 디지털 위장무늬는 사각형의 점들이 모여있는 형태라 발견이 쉽지 않을까 염려한 거죠
근데 사람의 눈이 사각형 점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뭉게진 형태의 한 얼룩으로 받아들인다는 게 밝혀졌어요
오히려 기존의 개구리 위장보다 효과가 좋다는 게 입증되어 도입에 탄력을 받았습니다
윗동네 굴러가는 광경을 보고만 있을 미군이 아니죠, 오히려 보수적으로 소문난 미 해병대가 발 빠르게 가져옵니다
사진상 왼쪽이 캐나다군의 CADPAT, 오른쪽이 미 해병대의 MARPAT(Marine pattern)입니다
미 해병대 MARPAT은 캐나다군의 CADPAT을 미 해병대의 작전환경에 맞게 변형해 만든 디지털 위장무늬예요
미 해병대는 MARPAT에 정말 만족했는지 02년부터 도입해 지금까지 쓰고 있어요
그리고 미 해병대의 '츄라이~ 츄라이~'에 넘어간 미 육군에서 공포의 물건이 나오고 맙니다
여러분은 짜장과 짬뽕을 둘 다 먹고 싶을 때 어떻게 하십니까?
보통 반 그릇으로 나뉜 짬짜면을 시키죠, 짬뽕과 짜장을 한 그릇에 넣고 비벼드신다면 약간 이상한 녀석 취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근데 미 육군은 짬뽕과 짜장을 한 그릇에 넣고 비비는 것에 더해 그걸 전군이 먹도록 강요했습니다
뭔 소리냐고요?
때는 03~04년 앞으로 미 육군이 작전할 곳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입니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는 산악부터 사막까지 다양한 환경이 동시에 존재했습니다
보통 산악에서 싸우면 우드랜드 산악 위장복, 사막에서 싸우면 초콜릿 칩 사막 위장복을 각각 준비하는 게 기본이예요
이때의 미 육군은 뭔 바람이 들었는지 '하나의 위장무늬로 두 환경에서 모두 작전할 수 있게 하겠다!'라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워요
나아가 미 육군은 컴퓨터를 통해 산악과 사막뿐 아닌 다양한 환경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위장무늬를 만들겠다고 다짐하죠
여기서 끝나면 미군 최악의 위장무늬 타이틀은 얻을 수 없었을 거예요
미 육군은 한발 더 나아갑니다
미 육군은 새로 만드는 디지털 위장무늬에 검은색은 모두 없애겠다고 선언해요
미 육군은 야간투시경으로 위장무늬를 관찰할 경우 인위적으로 넣은 검은색이 도드라져 보이기 때문이라 설명합니다
미 육군의 설명은 사실이었지만 위장무늬에 아예 검은색을 없애버리는 건 당시에도 엄청난 모험이었죠
(검은색은 그림자를 표현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위장무늬 색이예요)
산악과 사막 그리고 모든 환경에서 써먹을 수 있는 위장무늬 + 검은색 없는 위장무늬
둘이 합쳐진 컨셉으로 UCP ( Universal Camouflage Pattern )는 탄생했습니다
여기 UCP ( Universal Camouflage Pattern )를 입고 있는 미군 하사님 사진이 보이네요
뭐 겉보기에는 아직 멀쩡해 보입니다
자 그렇다면 이걸 입고 숲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아니 이건 좀 심할 정도로 잘 보이는데요?
앞쪽은 미 육군 UCP를 입은 병사들이고요 뒤쪽은 미 해병대 MARPAT을 입은 병사들입니다
단순히 비교해봐도 확연히 UCP가 잘 보이네요
산악과 숲에서는 실패입니다 그래도 사막에선 괜찮지 않을까요?
애당초 삼림과 사막에서 모두 입으려고 만든 거니 둘 중 하나는 제 기능을 하겠죠?
역시 사막에서도 UCP는 위장무늬의 쓰임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ㅋㅋㅋㅋㅋ
여러 환경에서 시험해봐도 UCP는 기열찐빠스러웠어요
미 육군 병사들도 이걸 알아서요
마침내 UCP의 쓰임이 완벽한 곳을 찾아냈는데
(할머니의 밥 더 먹을래? 방어 가능)
그렇다면 왜 UCP는 다른 위장복들보다 위장 효과가 떨어졌던 걸까요?
정답은 검은색과 낮은 채도 때문이었어요
UCP는 위장패턴에 빛을 흡수하는 검은색이 없고 채도(색의 진함을 나타내는 용어)가 낮아 회색을 띠어요
UCP는 빛을 받으면 주변 환경이나 다른 위장무늬보다 더 많은 빛을 반사하게 됩니다
한마디로 빛 반사가 심한 하얀색 설상 위장복을 모든 환경에서 입고 다니는 꼴이죠 ㅋㅋㅋ
상태가 이 지경이 되니 미 의회도 빡쳐서 별도의 조사에 들어갔어요
상황 꼬라지를 파악한 미 의회는 미 육군에게 아프가니스탄의 환경에 맞는 전투 위장을 개발해 당장 배치하라며 으름장을 놨습니다
미 육군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해서 2014년부터 새로운 위장무늬 연구에 들어갔고요
OCP(Operational Camouflage Pattern)라는 새로운 위장무늬 패턴을 개발해 2015년부터 보급에 들어갑니다
기존의 UCP와 비슷한 군복을 입고 있던 미 공군도 맘에 들었는지 OCP를 채택해 보급하고 있어요
이제 UCP 패턴은 좀처럼 보기 힘든 물건이 되었습니다
왼쪽 기존의 UCP와 오른쪽 새로 나온 OCP를 비교해 보면 확연한 성능 차이가 느껴집니다
이제라도 제대로 된 군복을 입게 된 미 육군 장병들은 한시름 놓은 거죠
그런데요 같은 사건에서 모두가 같은 교훈을 얻은 건 아니었습니다
바다 건너편 누군가 기가 맥힌 삽질을 또 하고 있거든요
범인은 중국 인민해방군 육전대 (중공군 해병대)입니다 ㅋㅋㅋㅋㅋ
인민해방군 육전대는 위장무늬를 아예 파란색으로 칠했습니다
전투 내내 바다 위에서 싸울 것도 아니고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군복을 만든걸까요???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ㅋㅋㅋㅋㅋ
https://www.fmkorea.com/best/6085841649
출처
https://bemil.chosun.com/nbrd/bbs/view.html?b_bbs_id=10002&pn=5&num=2314
https://www.kt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29100
https://www.asiae.co.kr/article/2019111314375261490
https://en.wikipedia.org/wiki/CADPAT
https://en.wikipedia.org/wiki/MARPAT
https://www.forces.net/china/chinas-marines-and-how-they-compare-those-w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