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ㄹㅇ 아무도 몰랐다" 의외로 올해 100년 된 것
한국인이 사랑하는 음식 제육.
올해는 ‘제육’이라는 현대어가 등장한 지 꼭 100년이 되는 해다.
‘제육’이라는 단어는 1924년 현진건의 소설 <운수 좋은 날>에 처음 등장한다.
소설 속 주인공 김첨지가 친구 치삼과 함께 간 술집의 안주 중 하나로 ‘제육’이 나타난다.
여기서 등장한 제육이 현재 우리가 즐기는 빨간 양념의 제육볶음과 같은 음식인지는 불명확하다.
다만 술집 안주로 등장한 만큼, 제육이 당시에도 대중적인 서민 음식이었다는 점은 짐작할 수 있다.
1924년 등장한 ‘제육’ 이전에도 돼지고기 요리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주로 ‘저육(猪肉)’이나 ‘저육초’, ‘뎨육’이라는 이름으로 나타났으며, 멧돼지고기를 뜻했다.
원래 돼지나 돼지고기를 의미하는 한자로는 豚(돈), 豕(시), 猪(저), 亥(해)가 있다.
猪(저)는 멧돼지 혹은 산돼지를 말하고 豚(돈)은 집에서 키우는 돼지를 말한다. 따라서 멧돼지 고기로 해석해 조선 시대에 주로 멧돼지고기를 먹었고 오늘날의 제육볶음도 멧돼지고기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방신영 저 조선요리제법. 사진은 1943년판
제육을 볶은 요리가 문헌에 구체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1934년 방신영의 <조선요리제법>에서다.
이 책에서는 돼지고기와 표고버섯을 채 썰어 간장, 설탕, 후추, 생강 등으로 양념한 뒤 볶는 조리법을 소개하고 있다.
새우젓국으로 간을 맞추면 더 좋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이후 1946년 김유복의 <사계의 조선요리>에서도 비슷한 방식의 제육볶음 조리법이 나타난다.
현대 제육볶음의 특징인 붉은 양념은 1940년대 이후 등장한다.
1946년 방신영의 <조선음식 만드는 법>에선 제육볶음은 간장, 고추장, 파, 마늘, 생강으로 양념하며 볶는데, 다 될 때 쯤 볶은 고추를 이겨서(으깨서) 넣고 잠깐 뜸을 들인다고 했다.
다 된 제육볶음은 접시에 담아 채친 알고명(달걀지단)을 얹어서 낸다고 소개된다.
이를 시작으로 1950년대 이후 많은 수의 요리책에서는 제육볶음 양념에 고추장, 고춧가루 등이 포함되기 시작했고 간장으로 맛을 낸 제육볶음 조리법은 점차 자취를 감췄다.
1970년대 들어 돼지고기 소비가 대중화되면서 오늘날의 매콤한 제육볶음이 자리 잡게 됐다.
(원문 : 뉴스마켓)
https://www.newsmkt.co.kr/news/news-detail/0193470873f67c5dad42e4d8243f4e6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