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바람 키우기지 바람의 나라 클래식이 아니다(도둑 혐오 주의)
옛날 바람을 정말 좋아했던 직장인 한달 플레이 후기.
이 게임에 구현된 건 바람의나라 사냥과 왕퀘 밖에 없음.
이건 바람의 나라가 아니라 [바람의나라 키우기]임.
그럼에도 바람의 나라의 가장 큰 재미는 사냥이기 때문에 '망작'이라고 볼 순 없지만
1. 채널제를 채택하고 2.시체가 구현이 안돼 바람의 나라 핵심 재미가 전혀 사라진 '괴작'이 탄생함
[문제점 1] 채널제
일단 채널제를 택함으로써 사람과 사람이 부딪히는 바람의 나라 특유의 재미가 반감된 건 누구나 안다고 생각함. 부여 남문 고구려 동문 사람이 0명임.
거래는 디스 코드라는 외부 프로그램을 통해서만 가능함..가장 짜치는 부분..무엇보다 바람의 나라가 재밌는 건 캐릭터가 고유의 1칸을 차지하는 '충돌' 개념 때문이고, 이 때문에 내가 어떤 식으로든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게 재밌었던 건데. 사람이 없으니 충돌 시스템이 의미가 없어짐. 아무도 내게 신경을 안 씀. 그러다 보니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알려보고자 출캐 소환하며 꼬장부리는 환자놈들만 남게 됨.
사냥터는 경쟁이 치열해야 하는 곳인데, 여긴 그냥 채널 옮기며 자리 맡는 메이플로 전락함. 그게 당연시 돼 버렸고, 자리 뺏으면 클라이언트랑 관련 없는 외부 게시판 이용해서 고로시할 생각만 남은 게 현재 바람의 나라 클래식임. RPG 세계에선 누구도 '주인'은 없음. 나는 도적을 극혐하고, '도둑'이라고만 부르는데, 노획 같은 스킬 존재만 놓고 봐도 이 게임은 경쟁심을 유발해서 재미를 만들어낸 게임이었음. 그게 도둑의 롤-플레이겠지. 애당초 몹을 잡기 어렵게 설계된 게임이 아님. 몹에게 보호걸리고, 몹힐도 줄 수있고, 원래는 다른 사람한테 저주도 걸 수 있는 게임임. 하지만 채널제? 재화·보스 경쟁을 하는 게임인데. 자리 맡고 닥사냥 하는 초딩 게임으로 게임성이 180도 달라짐.
[문제점 2] 깨짐 떨어짐 구현 안됨 → 나는 이게 바클을 망친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함
① 게임 긴장감 제로
바람의 나라는 체력 마력을 이용한 자원관리 게임임. 성장 체감도 잘 될 뿐더러 어느 RPG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자원 관리 개념을 가지고 있어 재밌음.
체력이 순식간에 사라지다 보니 아무리 강해져도 격을 남발 하다간 죽을 수 있음. 지존 이전에는 경험치 손실만 보더라도 죽는 게 손해고. 지존 이후에도 죽었을 때 리스크가 상당함. 그 이유는 아이템이 떨어지거나 깨지기 때문임. 지금 도적이나 주술사들이 가시철단도, 대마령봉 들고 다니는 건 원래 바람에선 아예 없던 모습이었음. 죽으면 깨지는 아이템이고 저걸 재료로나 쓰지 누가 들고 다닐까?
죽어도 아무 부담이 없다보니 지존부터 긴장감이 제로임. 이게 게임을 유치원 꼬마나 할 법한 인형 눈알 붙이기 게임으로 전락시킴. 실패 같은 경험? 없음. 정말 메이플 하위호환이 됨. 별의 카비가 이것보단 긴장감 있음.
도사가 중간에 힐 끊고 죽을까 봐 격수가 열과 성을 다하는 게 바람임. 격수는 방향키와 1번키만 있으면 플레이가 되지만 미친 도사 만날까봐 노란비서 탈 준비도 해야 함. 그게 사냥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임. 도사는 염라대왕 그 자체여서 친근함과 무서움이 있었음?
도사??? 지금 바클에선 고생은 커녕 나이 30먹고 '붕어빵 타이쿤'하는 놈 취급 당하는게 현실임
② 인게임 경제의 급속 붕괴
그리고 깨지고 떨어지기 때문에 원래는 아이템을 주모에게 맡겨 놔야했음. 맡겨본 사람은 알겠지만 비쌈. 맡기고 찾을 때 마다 깹무기는 무려 1만전임. 호박 20개나 먹어야하는 큰 돈이었음. 이게 바람의 나라가 재화를 소모하게 하는 시스템이었음.
그런데 지금은 죽어도 어떤 무기도 아이템도 떨구지 않음. 맡길 필요조차 없어짐. 재화 소모처가 없으면 몹들이 계속해서 재화를 뿌리고 경제는 순식간에 인플레이션이 와서 박살남. 재화 소모처를 그럼 만들었어야지. 깨짐 떨어짐 없이 출시됨. 그래서 인게임 경제가 출시 한달 만에 붕괴됨. 옆 동네 WOW 클래식을 봐봐. 와우는 수리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그래도 1년은 경제가 무사했는데, 바람은?
바람의 나라가 재밌던 시절. 전사들은 지존 전 웅담 값 벌기도 쉽지 않은 게임이었음. 돈벌이도 중시해야 하고 때론 사람들과 어울리며 장사도 필요함. 호박을 조금이라도 비싸게 팔기 위해 인게임적으로 재화 획득에 공을 들여야 했음. 지금 거래 사이트 들어가보면 바람의 나라돈 100만전이 3만원임. 곧 만원 될거 임. 근데 100만전을 인 게임에서 호박 줏어서 모으려면? 호박 2천개가 필요함. 이건 지존까지 사냥만 해도 못 모음. 이걸 일반 유저가 모으는 게 가능한가?
지금 쌀먹 못해서 이러냐고? 정 반대임.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현질 해야지만 되는 게임임. 나는 정말 많은 RPG를 경험했고 좋아하는데, 인게임 경제가 붕괴하면 결국에는 오히려 쌀먹들의 세상이 됨.
이미 지금 냉정하게 맥도날드 알바 3시간 하고 그걸로 바람의나라 돈 100만전 사는 게 합리적인 선택임 게임이 됨. 30시간을 해도 뉴비는 100만전 못 범. 이렇게 되면 오히려 쌀먹들이 득세하는 세상이 옴. 아무도 인 게임에서의 재화벌이를 신경쓰지 않음. 1년만 지나면 진호박도 안 줍게 될 것임. 경제 붕괴의 가장 큰 문제는 인게임에서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 노력으로 재화를 얻는 사람들의 박탈감이 커져서. 결국 이들이 결국 쌀먹의 고객층이 된다는 것임. 그게 뭐가 문제냐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무기 값이 인플레이션에 의해 폭등할거임. 머지 않아 적당한 무기라는게 바람의 나라 금전으로 700~800만전 정도 할 거임. 지금 프리하게 즐기고 있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건 사냥해서는 모을 수가 없는 돈임. 적당한 무기를 사기 위해서는 현질 밖에 답이 없는 시대로 갈거임. 맨손으로 사냥 하면 되지? 맞음. 그런데 거기까지 가는 일련의 과정들에서 현질이 필수가 되버림. 오로지 바람 무기는 현금으로만 살수 있음. 벌어선 못 삼.
채널제 이기 때문에 시체를 못 찾으니 떨어지진 않는다 하더라도 , 최소한 깨질 무긴 깨졌어야 함. 체류는 불가능하게 하더라도, 개인에게만 보이는 '시체'가 구현이 됐어야 함. 그래야 주모한테 맡길 요인이 생기고 금전 소모처가 생겨 인플레가 늦어졌을 것임. 20년 전에도 구상해놨던 개념을 2024년에 아무생각없이 출시한 운영진들은 무슨생각 하고 사는지 모르겠음. 물론 채널제로 인해 몹에서 10만전, 100만전 드롭되는 것도 수도 없이 많으니, 이게 경제를 붕괴시킨 주범이지만.. 이런 요인들이 겹쳐 출시 한달 만에 호박 안줍는 세상이 옴.
③ 사라진 목표 의식 '검황'
그리고 이건 검황들 얘긴데. 시체가 있을 때는 검황은 말 그대로 바람의 구세주이자 깡패였음. 도사들이 검제한테 왜 검제님 검제님 했는줄 아나? 곧 검황되면 필요하거든(렉카로). 아는 검황 숫자가 권력인 게 바람임. 도둑, 주술 놈들이 체류, 소환하며 애들 괴롭힐 때. 검황 초혼이면 다 당겨짐. 도적 3차 찍고 체류한다고 꼬장 피워봐라. 검황 다가오면 낙엽마냥 굴욕적으로 뜯겨 나가는 게 일상이었음. 물론 이건 아는 검황이 있을 때 얘기임. 돈주고 검황 부른 적도 있고(진짜 렉카네) 아는 검황 오신다 하면 굽신대는 게 일상이었음. 2차까지 이점 하나 없는 쓰레기 직업이 전사인데 그 모든 걸 보상해주는 게 '검황' 두글자 였음. 근데 지금은? 채널제인데 검황 볼일이나 있을까? 시체도 없고 게임이 예전과 달라서 캐릭터가 가지는 특색이 사라져버림. 근데 밸런스는 그대로임. 걍 캐릭 하나가 의미가 없어짐. 지금 바람에는 듀오플레이할 도둑-도사와 솔플전용 주술사만 필요함. 투비 노획 있는 도둑이 1황으로 군림 하는 게 바람의 나라가 돼버림. '투비 안 배운 도둑' = '전사' 임
진짜 바람의 나라
전사 - 구세주이자 수 틀리면 깡패 '검황'
도적 - '대도' 원하는 건 뺏어감
도사 - '불사신' 죽음과 삶을 결정짓는 염라대왕
술사 - 저주, 마비, 보무, 소환 그리고 '지폭 지술'
바람 짭래식
전사 - 투비 안 배운 도둑
도둑 - 도둑놈 새끼
도사 - 붕어빵 타이쿤
술사 - 궁중 무수리
그냥 모든 클래스 위엄이 사라지고 도둑만 살판남
바람의 나라는 아기자기한 그래픽이지만 그 속에서 경쟁이 치열한 어른들의 RPG 였는데. 이건 그냥 탕탕특공대. '바람의나라 키우기'가 출시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