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 프리미어리그 진출이 무산된 사연
부산 대우와 안종복은 페루자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안정환이 자기 선수라며 절대 복귀시킬 수 없다고 말했고, 안정환은 안종복만 믿고 있었다. 게다가 이탈리아 훌리건의 난동 등으로 완전 충공깽에 빠진 상태라 어떻게든 이탈리아에서 탈출할 생각만 하고 있었다. 물론 페루자도 그럼 세리에A가 아니라 EPL에 이적시켜주겠다고 했지만, 안종복은 이를 씹고 프리미어 리그의 블랙번과 단독으로 협상을 진행한다. 한편 페루자도 런던으로 사람을 보내 안정환과 접선하려고 한다. 하지만 결국 안정환을 만날 수 없었고, 빡친 가우치는 이탈리아 축구 협회에 도움을 요청하여 제소에 들어간다. 또한 이적 기간이 끝나기 전에 안정환을 이적시키기 위해 볼튼과 협상을 진행한다.
결국 영국에선 같은 날에 안정환의 이적 확정 뉴스가 2개가 뜬다. 하나는 안종복이 진행한 블랙번 행이고, 또 하나는 페루자가 진행한 볼튼 행이었다. 결국 2002년 월드컵으로 EPL은 물론이고 파리 셍제르망이나 AT 마드리드 등 세계 유수 클럽의 이적 제의가 있던 안정환의 상품 신뢰성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블랙번조차 페루자가 부담스러워 히딩크의 추천서에도 불구하고 워크파밋이 안 나왔다는 말로 안정환의 이적을 무산시킨다.
결국 이적 시장 데드라인이 끝나고, 안정환을 파는 데 실패한 가우치는 분노하여 FIFA에 국제 소송을 제소한다. 결국 FIFA는 일주일만에 페루자의 손을 들어주는 데, 더 가관인 건 부산 대우구단과 대한축구협회는 그 일주일동안 안정환을 도와주기는 커녕 손가락이나 빨며 구경이나 하고 있었다. 애당초 질 줄 뻔히 알고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부산 대우 측에서는 일본 연예인 기획사인 PM에 안정환의 소유권을 고작 150만 달러에 훌러덩 넘겨 버렸다.
이 사건으로 안정환은 한국돈으로 36억원의 빚을 지게 되고, 안종복은 에이전트 자격 영구 박탈만 받고 입을 쓱 닦는다. 결국 순식간에 국제 미아에 36억원의 빚쟁이가 된 안정환은 PM의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된다. PM은 현대와 페루자에 추가로 돈을 더 주고 36억원의 빚을 청산한 다음 안정환의 소유권을 완전히 사서 3년동안 J리그로 임대 보낸다. 이 계약에는 시미즈로의 임대는 물론이고 광고 수익과 예능 출연 등의 수입을 모두 갖기로 한 계약이었다. PM은 이 3년을 통해 100억원의 이익을 창출했다고 한다.
안정환은 훗날 이 사건을 굉장히 후회한다고 술회하며, 페루자로 돌아갔어야 했다고 말한다.